신입 주니어 개발자 박주현 A.K.A 오월의 24년 회고록

한 해가 가고 다시 새로운 해가찾아 오고 있다. 25년을 기다리며, 지난 한 해인 24년을 되돌아 보려고 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이기에 작년과 마찬가지로 알찬 회고록이 될 것 같다.

먼저 회고록을 작성하기 전에, 작년에 쓴 회고록을 읽어보았다. 얼마나 작년에 비해 더 성장했고, 얼마나 작년의 다짐과 목표를 달성했는지 확인해 보려 한다.

 

https://programmer-may.tistory.com/185

주니어 개발자(희망) 박주현 A.K.A 오월의 23년 회고록

 

작년 회고록을 보니 23년 한 해를 "성장" 요약했다. 배포와 CICD 지식을 많이 키웠고, 개발자로서 기초와 많은 컨벤션 협업 능력을 키웠다. 

올해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간절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간절함으로 이런 저런 경험을 많이 하고, 간절함으로 더 성장하려 하고, 간절함으로 취준에 매달렸다. 난 이 간절함이 참 좋다. 내 성격 중 나쁜 면을 굳이 꼽자면 약간의 오만함이 있을 수 있는데, 간절함은 이 오만함을 뭍혀주기 때문이다. 나의 약점을 억누를 수 있어서 간절함을 좋아한다.

이제부터 분기별로 간절함을 말하고자 한다. 개발자로서의 간절함을 말하고 마지막에 개인적인 간절함을 말하며 작년과 똑같이 적어보겠다.

 

1분기(1월, 2월, 3월)

1월 30일 야놀자 테크스쿨 수료를 했다. 1월 1달 간은 야놀자 기업 연계 프로젝트에 매달렸던 거 같다. 심지어 프로젝트 막판에 이사할 집까지 보러 다니느라 더 바쁘게 생활했다. 야놀자 기업 연계 프로젝트를 하며 협업적인 측면과 네트워크 지식을 많이 기를 수 있었다. 먼저 채팅 도메인을 맡으면서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개발했다.

실시간 서비스를 개발하면 HTTP 프로토콜이 아닌 WebSocket 프로토콜을 공부하고 적용했다. STOMP 를 적용하며 Pub/Sub 디자인 패턴 또한 공부하고 적용했다.

PM, UIUX, FE 팀과 프로젝트를 하며 타 직무와 소통해보는 경험도 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이 애로사항을 겪으며, 같은 워딩으로 표현을 통일해야하는 점과, 단어의 수준을 매우 낮춰 같은 수준에서 대화해야하는 점을 배웠다.

서비스는 너무 잘 만들어져서 우수상도 받고, 만족했다.

2월 3월에는 이사하느라 개인적인 일로 바쁘게 보냈다. 집을 처음 사는 동네로 이사하고 옵션도 없어서 모든 가전을 당근이나 새로 사서 서칭도 하고, 용달을 부르느라 이것 저것 알아보는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2분기 (4월, 5월, 6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사람이 은연중에도 자신이 강점이 있는 것만 하려는 습성이 있다. 나의 강점 중에 하나가 낯선 타인과 대화를 잘하는 점이 있다. 그래서 면접에서도 강했고, 실제로 대학도 입학사정관제로 면접으로 갔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면접보다 코딩 테스트를 더욱 더 유형화 시키고, 타이트하게 문제를 풀고, 더 어려운 유형을 접했어야했는데, 잘하는 거에 더 기대어 버렸다.

대신 비전공자의 모습이 나지 않을 정도로 CS 를 공부하긴 했다. 같이 모의 면접을 준비하던 친구말로는 우리의 준비 수준이 백엔드 3년차 정도 되는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나또한 면접에서 강점으로 꼭 최종까지 합격하고 싶은 간절함에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1. 자바
2. 스프링
3. 자료구조
4. 알고리즘
5. DB
6. 네트워크 & 웹
7. OS
8. 데브옵스 & 인프라
9. 디자인패턴
10. 개발방법론

이렇게 10가지 항목으로 준비했다. 지금 봐도 참 할게 많다. 1번과 2번은 주력 언어와 주력 프레임워크고 나머지는 공통사항이다. 깊게 파면 깊게 팔수록 공부할게 넘쳐났고, 그만큼 욕심도 있어서 더욱 열심히 했다.

 

한번은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신입이 이 정도까지 해야돼?

 

같이 모의 면접을 준비하던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확실히 심화 내용이여서 어떻게 보면 투머치일 수도 있다. 이 때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냐 보단 나의 최종목표로 인한 태도를 돌이켜 볼 수 있었다. 결국 난 취직보단 커리어를 탄탄하게 쌓게 창업을 해보는 것이 나의 개인 목표였다. 그러니 배움에 끝이 없을 수 밖에 없었고, 더욱 많은 걸 알고 싶어 깊게 들어 갔다.(그 친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점점 질문을 고도화 해서 낸 것도 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취직이 목표였기에 너무 어려운 질문은 비효율적이다. 취직 관점에선 그런 질문을 하는 게 비효율일 수 있지만, 배움에 관점에서는 깊게 파보는 것이 좋다.

여튼 2분기는 좀더 개발자가 되기 위해 CS를 탄탄히 준비하고 내 생일도 껴있어서 7개월간 부트 캠프 교육도 받았겠다 보상 심리로 해외 여행도 다녀오고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빠른 취직을 고려했다면 너무 깊게 CS 준비하지 말고 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결국 이력서와 자소서, 포트폴리오도 다듬는 것이 시간이 필요한 건데, 너무 후반기에 준비하니 매일마다 리뉴얼 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3분기 (7월, 8월, 9월)

면접으로 인해 CS도 빡세게 준비했겠다. 9월 공채부터 지원을 하기로 목표했다. 때마침 7월 초에 같이 면접을 준비하던 친구에게 전자책 집필 프로젝트 참여 권유를 받아서, 무중단 배포나 대규모 트래픽 등 주제는 관심있고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참여했다.

특히나 대규모 트래픽에 큰 관심이 있었는데, 주최측 사정으로 무산되고 결국 무중단 배포 주제 하나만 집필하였다.

9월20일이 출판 발행 due date 였기 서둘러서 준비해야 했다. 항상 책임감을 갖고 모든 일에 임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목표로 정해둔 기한 내에 꼭 출판하는 것이 목표였다. 수정을 하거나 퇴고를 진행하면 20일 이후로도 발행할 수 있지만, 난 초기에 정해진 발행날에 발행하고 싶었다.

 

같은 팀원은 나 포함 5명이었다. 근데 나 외에 배포나 인프라를 담당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책 집필 과정에 내 입김이 많이 들어 갔다. 책 내용도 거의 대부분이 내가 작성한 초안을 토대로 작성이 됐다. 이런 전자책 집필도 잘 끝마쳐야 9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싣고 싶어서 퀄리티와 완성도에 간절함이 있었다.

심지어 발행 마감일 전주엔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외할머니 장례식장에서 까지 노트북을 들고가서 작업을 해야했다. 타인의 작업물을 검토하고, 디자인을 도맡아 했다. 

 

 

덕분에(?) 서지에 내 이름 한 줄 더 들어가게 됐다. 원한 건 아니지만, 아무도 디자인을 안하기에 나서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마감일을 전날 사전 리뷰를 통해 대표님께 극찬을 받고 마감일에 잘 발행됐다. 좋은 디자인과 내용으로 대표님께 극찬을 받아서 매우 기분이 좋고 누구가의 기준점이 내가 된다는 게 매우 뿌듯한 점이었다.

 

 

 

9월 말부터는 이력서를 계속 지원했다. 그런데, 잘 다듬어지지 않은 이력서로 카카오 모빌리티 서류 합격을 해버려서 그게 괜찮은 줄 알고 다른 회사도 그 서류로 지원했다. 잘 다듬어 지지 않았다기 보다, 빅테크 기업과 중소 SI 기업이 원하는 이력서 양식이 다른줄 모르고 빅테크 양식으로만 지원을 한게 문제라 생각된다.

많은 서탈을 당하고 나서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전체적으로 다듬고 전체 수정을 했다. 간절함 때문인지 다듬어도 다듬어도 계속 수정할 부분이 눈에 보이고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나 내가 한 내용을 뽐내고 싶은 마음에 많이 절제하지 못해 이력서 가독성이 많이 떨어졌던 거 같다.

 

4분기 (10월, 11월, 12월)

취준에 올인한 시기로 많은 곳에 서류를 지원하고 코딩테스트를 보았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면접준비로 쏟은 시간을 코테에 더 많이 쓸걸, 상반기부터 지원해서 코테 경험을 많이 쌓을 걸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개발자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경쟁이 치열해졌고, 실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코딩테스트 문제도 매우 어려워졌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막상 체감을 하니 더 어렵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여기서 좀만 더 준비하면 통과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100 군데 가량 지원해서 서합률이 3% 정도가 됐다. 저조한 성적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최종 면접은 2군데에서 봤고, 운이 좋게도 그리고 감사하게도 한 군데에 최종합격을 했다.

12월 16일부터 신입사원으로 첫 출근하기 시작했다. 그때 부터 지금까지 OJT 를 받고 있다. 사옥이 멀어서 출퇴근길이 힘들긴 하지만, 신입 버프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

교육팀장님과 책임님들이 나를 좋게 봐주셨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시고,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과 개발자다운 질문에 대해 높게 생각해주셨다. 팀장님은 열정적인 내모습을 보시고, 제 풀에 꺾이지 않길 바란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호기심 많은 성격과 앎을 즐기는 성격이 개발 직무와 이 회사 컬처핏에 딱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들도 다들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우테코나 싸피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열심히 하며 야놀자 스쿨 명성을 드높였다고 생각했다.^^ ㅎ.....

 

삶의 목표를 항상 생각하며 한가지를 정한 적이 있다. 운동을 한창했을 때 정한 것인데, 이과, 문과, 예체능 꽉찬 육각형 같은 사람이 되자. 분야가 세개이니 삼각형이라 해야하나. 정삼각형 같은 사람 ㅋㅋㅋㅋㅋ

그래서 각 분야에 하나하나 목표를 설정했다. 이과 측면은 내 직무 커리어에서 높은 사람이 되기, CTO 가 되기. 문과 측면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발간해보기, 독립출판이라도 해보기. 예체능은 아마추어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보기이다. 수상은 잘 모르겠고,  육체미가 넘치는 개발자가 돼 보고 싶었다. ㅋㅋㅋㅋ

 

이제 취직을 했으니 이과  측면의 커리어 시작이다.   개발자 커리어에서 높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해봤다. 개발를 잘하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협업이 잘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드 스킬과 소트프 스킬 두가지가 모두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입 개발 교육에서도 2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신입 중에 1등 신입이 되기, 여러 동기들과 교류가 가능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동기가 되기.

전자의 경우 여러가지 방면에서 잘하는 분들이 많아서 다른 신입 동기를 경쟁하기 보다 어제의 나보다 더 성장하는 걸 목표로 했다. 열심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배움에 임하니 팀장님들이 많이 좋게 봐주셨다.

 

후자의 경우 내가 동기들과 잘지내는 것뿐 아니라 동기들 모두가 잘지내는 문화를 만드는 걸 목표로 했다. 어릴 때부터 교우관계가 좋아서 동기들과 잘지내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동기들과 잘 지내는 것 말고 다른 동기가 다른 동기들과 잘 지내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주제 넘은 목표일 수도 있지만, 다들 친하게 지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모든 동기들과 골고루 대화를 하고 스몰토크에 대한 주제도 각각 다르게 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또한 회식때 동기들끼리 2차를 가더라도 재밌어야 2차를 갈텐데, 그런 분위기와 재미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 첫 회식땐 나혼자 2차를 갔는데, 나중에 아픈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2차에 가서 재밌게 즐기는 모습을 보니 목표를 달성한 거 같아 보기도 좋고, 마음도 좋았다.

 

앞서 2024년은 간절함이라 했다. 간절함이 부담감이나, 초조함으로 바뀌어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간절함에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간절함에 기회가 왔을 때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정적으로 대했다. 이 간절함을 잊지 않으려 한다. 나중에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신입 마음가짐을 잊지 않도록 하고 싶다. 이런 회고록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되기에 좋다. 2024년은 개발자적으로도 사회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한 해로 기억할 것이다. 이 간절함의 지속 기간이 길어져 열정의 불씨가 되길 바라본다.